공공조달 시장에서 기술의 역할은 언제나 중요했습니다. 특히 최근 몇 년간은 인공지능(AI) 기술이 다양한 분야에 접목되면서 새로운 가능성을 열고 있습니다.
의료 분야도 예외는 아닙니다. 눈으로 직접 확인하기 어려운 신체 내부, 그중에서도 가장 복잡한 기관인 뇌 진단 영역에서 AI가 어떤 혁신을 가져오고 있는지, 그리고 이러한 변화가 조달 시장에 참여하는 기업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살펴보는 것은 매우 중요한 시점입니다.
특히 고령화 사회로 접어들면서 뇌 질환 관련 의료 서비스 수요는 계속 증가하고 있습니다. 이런 흐름 속에서 AI 기반의 진단 보조 솔루션이 등장하고 정부의 혁신 조달 제도를 통해 실제 현장에 적용되는 사례는 많은 시사점을 줍니다.
오늘은 한 AI 의료기기 기업의 사례를 통해 공공조달 시장의 새로운 기회와 당면 과제를 짚어보려 합니다.
바쁜 대표님들을 위한 오늘 칼럼의 핵심 다섯 가지
- 뇌 질환 진단 AI, 공공조달 문을 열다: 의료 AI 기업 휴런이 뇌졸중 진단 보조 솔루션으로 조달청 혁신제품 지정과 혁신의료기술 인정을 받으며 공공의료 시장에 성공적으로 진입했습니다.
- 교수직 내려놓고 창업에 전념: 뇌 질환 진료 전문의였던 신동훈 대표가 정년이 보장된 교수직을 뒤로하고 연구 성과의 실제 적용을 위해 기업가로 변신한 사례는 시사하는 바가 큽니다.
- '시간 단축'과 '미세 변화 포착'에 집중한 AI: 뇌졸중 AI는 골든타임 확보에 기여하고, 파킨슨병과 치매 AI는 의료영상 속 미묘한 질병 단서를 찾아내거나 뇌 위축을 정량적으로 분석하여 의사의 진단을 보조합니다.
- 혁신제품 지정 만료 후에도 시장 지속: 휴런의 뇌졸중 AI는 혁신제품 지정 기간이 2024년 6월 28일 만료되었으나, 혁신의료기술 지정으로 10월 17일부터 환자 대상 비급여 청구가 가능해지며 시장 안착의 발판을 마련했습니다.
- 국내 제도 기반 위 해외 시장 확장: 파킨슨병 AI는 싱가포르 병원들에 유료로 공급되고, 뇌졸중 AI는 태국에서 임상 검증을 진행하는 등 국내 검증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 실질적인 성과를 보이고 있습니다.
AI 기반 의료기기, 공공조달 시장에 왜 주목해야 할까요?
의료 AI 기술이 최근 공공조달 시장에서 특히 주목받는 이유는 단순히 첨단 기술이라는 점을 넘어섭니다. 사람이 육안으로 확인하기 어려운 미세한 변화를 포착하고, 복잡한 데이터를 분석하여 의료진의 의사결정을 돕는 인공지능은 진단의 정확성과 효율성을 높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특히 골든타임이 중요한 뇌졸중 같은 질환에서는 진단 시간을 획기적으로 단축하여 환자의 예후를 크게 개선할 수 있습니다.
이러한 혁신적인 잠재력 때문에 정부는 관련 기업의 성장을 지원하고, 최신 기술이 의료 현장에 빠르게 적용되도록 혁신 조달 제도 등을 활용하고 있습니다. 기술 개발에만 머무르지 않고, 실제 의료 현장에서 그 가치를 입증하며 제도적 인정을 받는 과정은 공공조달을 통해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AI 의료기기 조달의 길
정년 보장 교수직을 내려놓은 이유: 시장의 현실과 기회
휴런의 신동훈 대표는 2024년 3월 가천대 길병원에서 정교수 직위를 얻었음에도 불구하고, 불과 석 달 뒤인 6월에 병원을 떠나 회사 경영에 전념했습니다. 이러한 결정은 단순한 직업 전환을 넘어, 연구실의 성과를 실제 임상 현장의 가치로 전환하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줍니다.
보건복지부 연구 과제로 시작된 파킨슨병과 뇌졸중의 영상 바이오마커 기술은 논문으로만 남을 수 있는 한계가 있었습니다. 초기 알고리즘을 소프트웨어로 구현하고, 의료기기 인허가를 거쳐 임상에 적용하는 지난한 과정을 '누군가는 끝까지 책임져야 한다'는 신념이 교수직을 내려놓게 한 동기가 된 것입니다.
이 사례는 뛰어난 기술력을 가진 기업이라도 연구 성과가 실제 시장에서 상업적 가치를 가지려면 인허가와 임상 적용이라는 현실적인 난관을 돌파해야 한다는 것을 명확히 보여줍니다. 공공조달은 이 과정에서 중요한 교두보가 될 수 있습니다.
정교수직 내려놓은 이유
휴런의 주력 AI 솔루션, 어떤 질환에 어떻게 적용되나요?
휴런은 뇌졸중, 파킨슨병, 치매 세 가지 주요 뇌 질환에 특화된 AI 솔루션을 개발했습니다. 각 제품은 질환의 특성과 임상적 필요에 맞춰 AI의 역할을 명확히 정의하고 있습니다. 다음 표는 각 솔루션의 주요 특징을 한눈에 보여줍니다.
| 구분 | Heuron StroCare Suite™ (뇌졸중) | Heuron IPD (파킨슨병) | Heuron AD (치매) |
|---|---|---|---|
| 분석 대상 | 비조영 CT | MRI | MRI |
| 핵심 역할 | 진료 골든타임 단축 | MRI 속 단서 포착 | 뇌 위축 정량 분석 |
| 주요 기능 | 뇌출혈, 혈관 폐색 감지 | 진단 보조 정보 제공 | 뇌 위축 분석 |
| 기존 대비 효과 | 진료까지 16.4분 단축 | 숨겨진 정보 발굴 | 객관적 수치 제공 |
뇌졸중 AI는 응급 상황에서 비조영 CT를 분석하여 뇌출혈 여부와 대혈관 폐색을 3분 이내에 선별하고 ASPECTS 점수를 산출합니다. 이는 의료진이 환자를 진료하기까지 걸리는 시간을 16.4분, 혈전제거술까지는 29.3분 단축하는 효과를 가져왔습니다.
파킨슨병 AI는 MRI 영상에서 질환의 단서와 임상 정보를 분석하여 진단을 보조합니다. 치매 AI는 MRI를 분석하여 뇌의 위축 정도를 정량화하고, 같은 연령대와 비교하여 알츠하이머 등 퇴행성 뇌 질환의 조기 선별을 돕습니다.
이러한 제품들의 공통점은 '의사를 보조하는 AI'라는 철학을 담고 있다는 점입니다. AI가 진단을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의료 영상에서 사람이 놓치기 쉬운 부분을 찾아내고 객관적인 수치를 제공하여 의료진의 신속하고 정확한 판단을 돕는 방식입니다.
이는 의료 AI 기업들이 가져야 할 중요한 관점입니다.
뇌졸중 진단 시간 29.3분 단축
혁신제품 지정 만료, 이후의 길은 어떻게 열릴까요?
휴런의 뇌졸중 AI는 2022년에 조달청 혁신제품으로 지정되어 공공조달 시장에 진입하는 중요한 기회를 얻었습니다. 혁신제품 지정은 초기 기술을 가진 기업이 공공 분야에서 레퍼런스를 확보하고 시장에 안착하는 데 큰 도움을 주는 제도입니다.
하지만 이 지정 기간은 2024년 6월 28일로 만료되었습니다.
혁신제품 지정 만료가 곧 제품의 판매 중단을 의미하는 것은 아닙니다. 혁신제품으로서 받을 수 있었던 제도적 혜택 기간이 종료된 것일 뿐, 제품 자체는 계속 시장에서 거래될 수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혁신제품 지정 기간 동안 시장의 신뢰를 얻고, 이후에도 지속적인 경쟁력을 확보하는 전략입니다. 휴런의 경우, 뇌졸중 AI가 혁신제품 지정에 이어 새로운 제도적 인정을 받으면서 환자를 대상으로 비급여 청구가 가능해진 것이 큰 전환점이었습니다.
이는 의료기관이 해당 AI 솔루션을 도입할 유인을 강화하며, 장기적으로 신의료기술 평가와 건강보험 등재로 이어질 발판을 마련한 셈입니다.
이러한 흐름은 공공조달 시장에 진입하려는 다른 혁신 기술 기업들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줍니다. 혁신제품 지정은 시작에 불과하며, 이후 비급여 시장 진입, 건강보험 등재,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광범위한 임상 활용으로 이어지는 장기적인 로드맵을 갖춰야 한다는 것입니다.
제도적 인정과 실제 시장의 상업적 성공을 동시에 추구하는 전략이 필수적입니다.
혁신제품 지정 만료는 끝이 아니다
국내를 넘어 해외 시장으로: 글로벌 의료 AI 시장의 기회
휴런의 파킨슨병 AI는 국내의 제도적 인정을 넘어 해외 시장에서 먼저 실질적인 성과를 내고 있습니다. 싱가포르 병원들에 유료로 제품이 공급되었으며, 이는 해외 시장에서의 가능성을 보여줍니다.
뇌졸중 AI 역시 태국에서 임상 검증을 진행하는 등 해외 시장 진출을 활발히 모색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해외 진출 사례는 국내 혁신 기술 기업들이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력을 가질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해외 시장에서는 국내와 다른 인허가 과정과 시장 특성을 이해하고 현지 파트너십을 구축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한국의 의료 AI 기술이 해외 병원들에서 유료 사용으로 전환되는 것은 기술의 실질적인 가치를 국제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이기도 합니다.
국내 넘어 해외로 뻗어나가는 K-의료AI
이 변화로 유리해지는 기업과 불리해지는 기업은?
이러한 의료 AI 기술의 발전과 공공조달 시장의 변화 속에서, 분명히 유리해지는 기업과 그렇지 못한 기업이 생겨납니다. 몇 가지 관점으로 분석해 보겠습니다.
유리해지는 기업:
첫째, 혁신적인 AI 기술 개발 역량과 더불어 임상적 유용성을 입증할 수 있는 기업입니다. 휴런의 사례처럼 명확한 의학적 미충족 수요를 해결하고, 객관적인 임상 데이터를 통해 '시간 단축'이나 '정량적 분석'과 같은 구체적인 가치를 보여주는 기술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AI를 접목한 것이 아니라, 의료진의 실질적인 업무 효율성을 높이고 환자 예후를 개선하는 데 기여하는 솔루션이 시장의 선택을 받을 것입니다.
둘째, 혁신제품 지정과 혁신의료기술 지정 등 정부의 정책 흐름을 이해하고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기업입니다. 연구 개발 단계에서부터 인허가 및 공공조달 진입 전략을 함께 수립하고, 지정 기간 만료 후에도 비급여 청구 가능성이나 건강보험 등재를 위한 로드맵을 갖춘 기업이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것입니다.
제도를 통해 초기 시장에 진입하고, 그 안에서 임상 근거를 축적하여 장기적인 성장을 도모하는 지혜가 필요합니다.
셋째, 글로벌 시장 진출을 염두에 두고 초기부터 전략을 수립하는 기업입니다. 국내 시장에서의 성공 경험을 바탕으로, 해외 인허가와 현지 파트너십 구축에 적극적으로 나서는 기업은 더 큰 성장의 기회를 잡을 수 있습니다.
의료 AI 시장은 국내뿐만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빠르게 성장하고 있으므로, 글로벌 경쟁력을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불리해지는 기업:
첫째, 기술 혁신 없이 기존 방식만을 고수하는 기업입니다. AI 기반의 진단 보조 솔루션이 도입되면서, 전통적인 진단 방식이나 장비만으로는 경쟁력을 유지하기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특히 뇌 질환처럼 정밀한 진단이 요구되는 분야에서는 더욱 그렇습니다. 새로운 기술 트렌드를 따라가지 못하면 시장에서 도태될 위험이 있습니다.
둘째, 연구실의 기술 개발에만 머무르고 상용화 및 시장 진입 전략이 미흡한 기업입니다. 아무리 좋은 기술이라도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되고, 제도적 인정을 받으며, 상업적 성공으로 이어지지 못하면 그 가치를 발휘하기 어렵습니다.
복잡한 의료기기 인허가 과정이나 비급여, 건강보험 등재 절차를 이해하지 못하거나 준비하지 않는다면 시장 진입 자체가 막힐 수 있습니다.
셋째, 데이터 확보 및 활용, 그리고 윤리적 문제에 대한 준비가 부족한 기업입니다. 의료 AI는 양질의 데이터가 필수적이며, 환자 개인 정보 보호와 같은 윤리적, 법적 문제를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이러한 부분에서 미흡함이 있다면 기술의 신뢰성을 잃을 뿐 아니라 법적 분쟁에 휘말릴 위험이 있습니다.
자주 묻는 질문
Q. 혁신제품 지정 기간이 만료된 AI 의료기기는 더 이상 공공 의료기관에 납품할 수 없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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